1. 서울이야기
어제의 계획대로 정기용의 <서울이야기>를 읽고 있다. 본인의 집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성공한 건축가로서 사는 곳은 어디일까 궁금했다. 많은 성공한 건축가들이 그러하듯, 번듯하지만 청빈한 감성이 묻어나는(그리고 사실 시공비는 꽤 어마 무시한) 잘 설계된 전원주택이겠거니 했다. 이내 다음 장에서 고무 장판이 깔리고 개다리소반에 온갖 잡동사니가 올려져 있는, 너무나도 평범한 다세대 주택의 한 구성원인 그의 집 사진을 보고는 이내 생각이 많아졌다.
그는 아파트는 집이 아니라 삶의 기계라고 표현한다. 반감이 엄청나다. 예컨대 이런식이다.
그럴 수만 있는 집이라면 어디에 산들 그렇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이 나라의 아파트만큼은 피해서 말이다. 내가 나를 감시하고, 명령하고, 억압하는 것만으로도 족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 세상은 자기가 살던 집을 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때려 부수는 것을 '경축'하는 사회다. '안전진단 통과'라는 난센스 퀴즈 같은 표어를 앞세우고 말이다. 30년 넘게 자란 아파트 단지의 우람한 정원수들까지 도매금으로 학살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늘어나는 평수에 온 가족의 행복을 매다는 그런 세상이다. 집은 필요가 없고 '면적'이 더 소중하며,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의 이름 속에 사는 것을 서로 축복하는 세상을 더 이상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지금은 우리들 모두가 왜 사는지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볼 때이다
- <서울이야기>, 정기용, 현실문화, p.35, 2008.
2008년에 나온 책인데 이정도니, 요즘 우리네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어떻게 말했을까.
2. 집과 나
대뜸 조경학과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은 것, 그리고 건축학을 더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던 건, 내가 그런 환경에 놓여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무슨 말이냐고? 나는 오래된 주택에 산다. 그런 곳에 산다는 것과 최근 동네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느낀 점들. 추후에 글로 작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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