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 노트/2022 봄학기

[공간디자인컨셉스터디] 블레이드 러너와 포스트모더니즘 도시 경관, 오리엔탈 도시인가 패스티쉬 도시인가?

1.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봤다. 

4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당대의 시선으로 2019년 포스트모더니즘 도시의 모습을 담아내었다.

파고들면 끝도 없을 정도로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이며 관련 연구도 굉장히 많다. 

https://news.v.daum.net/v/20151011180012603?s=print_news

참고로 요게 1965년도에에 상상한 우리 나라의 21세기 모습이라던데, 내용은 비슷하지만 그냥 초등학생이 대충 끄적댄 수준이라... 블레이드 러너는 지금 봐도 굉장히 고퀄인데, 그래서 요즘에도 많이 재해석되고 있지 않나 싶다. 

(솔직히 재밌지는 않다) 

 

 

2. 블레이드 러너의 로스 앤젤레스 : 오리엔탈 도시인가, 패스티쉬 도시인가?

아래 내용은 블레이드 러너의 도시 경관을 다룬 논문(김민지,포스트모던 도시 경관에서의 스크린과 오리엔탈 도시:영화<블레이드 러너>를 중심으로,동양예술37, 한국동양예술학회, 2017.)을 읽고, 블로그 주인장이 생각나는 것을 쓴 것입니다... 태클 환영

저자는 미래도시 로스앤젤레스는 다원주의 안에서도 다양한 아시아 문화 도상들을 통해 오리엔탈화된 도시로 연출되었다. 오리엔탈화된 미국 도시 로스앤젤레스는 현실의 로스엔젤레스보다는 홍콩, 동경 등 아시아의 도시를 닮았으며,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화 논리가 모더니즘의 오리엔탈리즘에 기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도시가 오리엔탈화되어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오리엔탈적 요소와 서구적 요소가 병치되어 있으며,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인 패스티쉬(Pastiche, 혼성모방)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오리엔탈리즘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곳은 도시 전체가 아니라, 하류층이 머무는 도시 공간에만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도시에서 오리엔탈리즘의 요소가 나타나는 것과, ‘오리엔탈 도시라고 명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이며, 필자는 오직 하층민들의 공간과 그 생활상만이 오리엔탈화되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오리엔탈 도시라는 표현보다 패스티쉬 도시의 오리엔탈 하층민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블레이드 러너의 여러 장면에서 나타나는 도상을 분석하며 생각해볼 수 있다. 블레이드 러너의 영화 속 장면에는 동시대 특정 지역의 도상이 아닌, 범세계적이며 범시대적인 수 많은 기표가 영화 속 많은 공간 내에서 떠다니며 함께 존재한다. 이러한 공간적 페스티쉬가 나타나는 경우는 크게 건물 내부, 건물 외부, 그리고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는 미디어 파사드(스크린)으로 나뉜다.

- 건물 내부에서의 도상들

건물 1 내부, 서구적 건축 요소들의 이미지가 지배적이나 동북아 자생종인 소나무 분재도 보인다. 
건물2 내부. 서구적 장식과, 그리스 로마 풍의 장식품이 보인다. 또한 동양적 장식이 계단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건물들의 내부는 오리엔탈리즘이 주류이지 않으며 오히려 서구적 도상들이 지배적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동양과 서양의 도상들이 병치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건물1은 서구적 건축 도상이 굉장히 지배적이지만, 동북아에서만 자라는 자생종인 소나무 분재를 테이블에 배치하여 오리엔탈리즘적 도상 또한 보여주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 건물 외부에서의 도상들

건물의 외부에서도 동양적 요소와 서구적 요소가 병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리엔탈리즘이 지배적인 장면도 있으나, 오리엔탈리즘이 전혀 없이 서양의 건축 도상만 따온 장면도 있으므로 병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좌) 건물 외부. 동양적 이미지가 지배적이나 서양의 오더도 관찰할 수 있다. (우) 동양적 이미지 없이 그리스, 로마 풍의 오더가 눈에 띈다.
 이렇게 건물의 내부와 외부에서, 공간은 어떠한 별도의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지 않으며 따라서 기표와 기의가 철저히 분리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 Jameson Fredrick이 언급했듯, 기표와 기의의 연관체계가 무너져있다. 또한 그러한 다양한 요소들이 기표와 기의의 분리로 인해, 이들은 필연적으로 피상적 병치에 불과하므로 Giuliana Bruno공간적 패스티쉬라는 표현 역시 적확하다.


- 미디어 파사드(스크린)의 도상들

(좌) 미디어 파사드에서 보이는 동양적 이미지와 팬암 로고. (우) 동일한 미디어 파사드에 드러난 코카콜라 이미지

그러나 미디어 파사드에서, 바로 이 스크린에 나타난 도상들을 오리엔탈리즘과 과도하게 엮기 위한 확대해석에서의 과정에서 저자의 논리적 오류가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팬암이라는 기업이 파사드에 등장하는 것에서 근거하여 도상학적 해석을 펼치며, 팬암이라는 항공사가 내포하는 지정학적 함의를 도시의 파사드로 드러냈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 결과 팬암이라는 기업의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하였을 때 이 도상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 중심적 의도를 반영한, 환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주도권의 변화에 대한 상징으로 읽어내는 저자의 주장보다는, 단순히 국가와 국가를 오가는 자유로운 범세계적 도상으로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무경계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훨씬 직관적이며 타당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해석은 직관적이지 않다. 또한 앞서 영화내의 도상들의 기표와 기의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유독 미디어 파사드에 등장한 팬암이 암시하는 기의만은 지면을 가득 채워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별로 타당해 보이지는 않으며 과도한 확대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팬암의 도상에 대해 집중해서 분석한 반면, 마찬가지로 미디어 파사드에 등장하는 코카콜라에 대한 분석은 부재하다. 어쩌면 저자의 논리처럼, ‘코카콜라도 서구의 음료로 시작했지만 아시아에서도 스며들어 식습관을 바꾼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으니, 서구의 주도권을 오리엔탈리즘에 투영했다하는 식으로 무한히 확대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앞서 저자가 Jameson Fredrick을 언급했던 대로 기표와 기의의 체계가 해석의 여지 없이 무너졌으며, 따라서 그것의 공간적 패스티쉬가 단지 병치되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코카콜라는 그냥 코카콜라에 불과하다. 따라서 팬암, 코카콜라, 그리고 일본적 이미지가 파사드에서 등장했다는 것은, 앞서 건물 내부, 외부, 도시에서 나타나듯 영화 속 미래의 포스트모던 도시에서 발생하는 공간적 페스티쉬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한 해석일 것이다.

저자는 영화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기표 중에서도 파사드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확대해석이 발생하여 오리엔탈 도시라는 의아한 결론을 도출한다. 만약 저자가 파사드의 함의을 오리엔탈리즘과 엮어서 해석했다면, 동일한 논리를 적용해서 건물의 내부, 건물의 외부에서 나타나는 동양적 요소들을 마찬가지로 해석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은 불과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서 그러한 도상학적 요소들은 피상적으로 둥둥 떠다니는, 혼성모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서 저자가 이 영화에 드러나는 건축적 양식들을 공허한 패러디라고 칭하였듯, 스크린에서만 예외적으로 기표와 기의를 결합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두 관계가 단절된 공허한 패러디로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요약하면, 블레이더 러너의 공간에서 드러나는 존재하는 모든 도상학적 요소들은 기표와 기의가 분리되어 있으며, 따라서 단순한 페스티쉬이며 피상적인 혼성모방이다. 이러한 기표와 기의의 분리는 건축물 뿐 아니라 미디어 파사드에서도 예외없이 발생한다.

또한, 설혹 미디어 파사드에서만 예외적으로 기표와 기의의 분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도상들이 모두 오리엔탈리즘을 향하고 있다고 보여지지 않으며 서구의 이미지와 동양적 이미지가 병치되어 존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오리엔탈화된 도시라고 주장할 수 없다.

진정 오리엔탈화된 공간은 도시 전체가 아닌 하층민들의 생활공간에 국한된다. 또한 이는 도상학적 상징의 층위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간에서 실제로 생활하며, 도시를 이루고있는 존재들이 동양인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는 저자의 주장처럼 소외된 아시아인들과 타자화된 존재를 의미할 것이다.

 
 
3. 글을 다 쓰고 알게된 것.  

?!

글을 다 써서 내려고 봤더니 이번주 과제는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글을 쓰기 전에 공지를 잘 읽자. 내 토요일 날아갔네 ㅠㅠ